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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자의 정의

2023-11-06 조회 2,814

본문

무국적자의 정의

 

공익법센터 어필에서 퍼온 글


저는 제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거부를 당하고, 제가 태어난 나라에서도 거부당했으며 심지어 저의 부모가 태어난 나라에서조차 거부를 당했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당신은 우리에게 소속되지 않아라는 말을 들으면서 저는 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 느꼈고 도대체 왜 살아야 하는 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무국적자로서의 삶이란 항상 당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상실감을 느껴야 하는 삶입니다.

 

과거 무국적였던 라라와의 인터뷰 (UNHCR)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사람

위 인터뷰에서 과거 무국적자 라라는 무국적자를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무국적자의 삶을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상실감을 느껴야하는 삶이라고 정의내립니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 무국적자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는 어떻게 정의내리고 있을까요. 무국적자 문제를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던 지난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무국적자의 정의와 이에 대한 법해석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부 보러가기: 여기

 

1954무국적자 지위에 관한 협약

여러분, 무국적자 권리 보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국제협약인 1954무국적자 지위에 관한 협약이 기억나시나요? 1954년 협약은 무국적자의 지위를 규정하고 권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주요 국제법입니다. 54년 협약이 중요한 이유는 국제법상 최초로 무국적자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Definition)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1954년 무국적자의 지위에 관한 협약

 

1(“무국적자라는 용어의 정의)

 

1. 본 협약의 적용상 무국적자라는 용어는 어떠한 국가에 의하여도 그의 법률의 시행상 국민으로 간주되지 않는 자를 말한다.

 

For the purpose of this Convention, the term “stateless person” means a person who is not considered as a national by any State under the operation of its law.

 

무국적자 정의 및 판단 기준은 바로 이 54년 무국적자 지위 협약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54년 협약은 무국적자를 어떠한 국가에 의하여도 그 법률의 시행상 국민으로 간주되지 않는 자라고 엄격하게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이 조약은 제1(1)조에 유보 조항을 허락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 정의는 모든 체약국들에 구속력을 가집니다. 이에 따라 국제법상 개인은 54년 협약 1(1)조에 해당하는 순간부터 무국적자로서 그 지위가 인정됩니다. 그러나, 무국적자의 협약상 정의에 대한 법적 해석에는 이견이 분분합니다.

 

무국적자 정의에 대한 해석 차이

 

법률상 무국적자와 사실상 무국적자

전통적인 해석에서는 무국적자 개념을 두 가지로 나눠서 접근합니다. 먼저 54년 협약에 해당하는 무국적자를 법률상 무국적자로 정의내립니다. 한편, 형식적으로 국적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증명하지 못해 실질적으로 무국적자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을 사실상 무국적자로 구분짓습니다. 무국적자에 관한 5461년 협약 모두 두 개념의 지위상 유사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나, 사실상 무국적자는 그 정의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그에 대해서는 구속력없는 최종의정서를 통해 보호를 권고하는 수준입니다.

 

각 체약국은 한 국가의 국적을 가진 자가 그 국가의 보호를 포기함에 있어 유효한 사유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 본 협약이 무국적자에게 부여하는 처우를 그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호의적으로 고려한다.

 

[54년 무국적자 지위에 관한 협약- 최종 의정서]

사실상 무국적자가 실효적인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내에서 법률상 무국적자로 다루어야 한다

 

[61년 무국적자 감소에 관한 협약 최종의정서 ]

반면, 최근 들어 제1(1)조의 정의에서 법률의 시행상이라는 문구에 대한 기존 법적 해석이 너무 보수적이라는 주장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 해석은 법률상 무국적자와 사실상 무국적자로 이분화한 접근방식을 비판합니다. 협약의 어디에서도 법률상 무국적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기존 법 해석상의 사실상 무국적도 법률의 시행과정에서 국적을 증명하지 못해 국적국의 이익을 전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협약상 정의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실상 무국적자에 대해서도 난민 협약에 준하는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UNHCR 법해석 가이드라인

이에 따라, 20122UNHCR54년 협약에 대한 법적 해석을 명확히 하기 위해 무국적에 관한 법해석 가이드라인1을 발표하였습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UNHCR의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위 협약상 무국적자 정의를 아래와 같이 크게 두 가지 요소로 분할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중 법 해석 논쟁의 대상이 되는 법률의 시행상에 대해 중점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어떠한 국가에 의하여도

 

그 법률의 시행상 국민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1) 어떠한 국가에 의하여도 (by any state)

 

여기서 국가란 무엇인가요?

 

국가 판단에 있어 1933년 국가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협약(Montevideo Convention on Rights and Duties of States, 몬테비데오 협약)에서의 기준이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습니다. 몬테비데오 협약에 따르면, 하나의 독립체(entity)가 아래의 4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할 때 국제법상 국가에 해당합니다.

 

(a) 항구적 인구 (a permanent population)

 

(b) 한정된 영토 (a defined territory)

 

(c) 정부 (government)

 

(d) 다른 국가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 (capacity to enter into relations with other States)

 

[1933년 몬테비데오 협약]

더 나아가, 1(1)조에 의해 독립체가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서, UN 등 국제기구로 부터 국가로서 보편적인 인정를 얻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국제 사회에서 그 독립체가 국가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가에 대해서 이견이 발생하거나 정치적 이유로 인해 국가인정이 보류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헛리버, 몰로시아 공화국, 옘틀란트 공화국등 초소형 국가체(Micronation)’가 바로 국제법을 근거로 독립국을 주장하나 국제사회에 의해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독립체에 해당합니다. 관련기사 :여기

 

어떤 국가들이 고려대상이 되나요?

무국적자의 협약상 정의에서 어떠한 국가란 모든 국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개인이 그 영토에서의 출생이나 혈통, 혼인, 입양, 상시 거주 등을 통하여 어떤 형식으로든 관계를 맺은 국가만을 의미합니다. 많은 사례에서 이러한 요건은 오직 1개국 (혹은 국가가 아닌 한 독립체)로 조사 범위를 좁혀주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무국적자들이 한번도 국경을 넘어본 적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