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아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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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아동이란?

미등록아동지원센터는 아이들을 위한
다민족 다문화 사회의 장을 열어주고자 합니다.

들어가는 말

오늘날 우리는 세계화 안에서 다문화사회를 살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교류와 이주로 이어졌으며 사회 안에서도 다양성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커졌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각국에서 이주해 오는 이주민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한민국이 2008년 1인당 국민총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동시에 이주민이 크게 늘어났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2019년에는 대한민국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는 가운데 이주민의 유입이 더욱 많아지고 활발해짐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직도 대한민국은 한민족이라는 단일혈통 의식 아래 민족적 배타성이 매우 강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화교들이 유일하게 정착하지 못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이 이를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이주민, 다문화, 다민족이라는 세계화의 추세 속에 대한민국도 결국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미 서울을 벗어난 지방의 초등학교를 방문해 보면 이를 피부로 실감하게 된다. 서울에 사는 할아버지가 지방에 있는 손자를 데리고 운동회를 가서 첫마디가 ‘아시안 경기네“ 하는 이야기가 이를 함축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세계화 속에서 대한민국에 정착하고 있는 다양한 이주배경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특히 이 가운데 중요하게 다루고자 하는 것은 많은 이주민들 가운데 각각의 상황과 여건에 의해 미등록 이주민으로 전락하게 된 자들과 그들의 자녀 즉 미등록 이주아동(연령. 0-18세)을 중점적으로 다루려고 한다. 이들은 처음부터 여전히 대한민국 사각지대에서 살고있으며, 이에 대한 현실은 은유 작가의 책 『있지만 없는 아이들』을 통해서 여실히 그려지고 있다.

1989년 11월 20일 유엔총회에서는 『유엔아동권리협약(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별첨참조)을 채택하였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핵심적인 몇가지를 언급하자면 “제1조 아동은 만 18세 미만의 모든 사람을 말하며, 제2조 모든 아동은 차별받지 않고, 제3조 아동 최상의 이익을 중시하고, 제7조 출생과 동시에 국적을 취득하며, 제9조 부모로부터 분리되지 않고, 제24조 건강권의 보장을 받으며, 제26조 사회보험을 포함한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국제인권조약은 『대한민국 헌법 제6조 제2항(외국인은 국제법과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지위가 보장된다.)』에 따라서 국내법의 효력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을 1991년 12월에 비준하였기에 대한민국은 자국내에 있는 모든 아동들을 이 협약에 따라 보호해야 할 의무 또한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이 보편적인 아동 인권에 해당하지 않는 자들, 즉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자들이 존재한다. 미등록 이주민의 자녀들인 미등록 이주아동들이다. 이들도 똑같은 아동이지만 미등록신분이라는 족쇄로 인해 대한민국의 어떠한 법적 보호와 체계 아래에 속하지 않게 된다. 그러기에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다른 친구들과 같이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어도 살아갈 수 없고, 똑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하고 싶어도 그 자격조차도 주어지지 않는다. 은유 작가의 책 『있지만 없는 아이들』에서 몽골계 미등록 이주 아동인 마리나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살아온 삶을 말한다.

“저는 한국에서 유령으로 지내온 거나 마찬가지예요. 살아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이들의 삶은 마치 유령과 같다. 주민등록번호가 없고, 외국인 등록증도 없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병원을 가기도 어렵고, 인터넷 쇼핑은 물론 불가능하며, 휴대폰 개통도 할 수 없다. 자격증 시험은 물론 못 보며, 심지어 학교에서 친구들과 수학여행도 못 간다. 또한 부당한 일을 당해도 신고를 하면 경찰서에 가게 되고 조사를 받으면 자신 때문에 부모님의 미등록 신분이 들킬 것이 염려되어 스스로 어린 나이지만 그저 감수하며 살고 있다. 심지어 미등록 이주아동의 부모의 경우도 이들이 일을 하는 직장에서 미등록이라는 약점(불법체류자)을 악용하는 악덕 고용주들로 인해 반인권적인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부모들을 통해 그들의 미래 모습‘을 본다.

이들 미등록부모와 자녀들은 결국 이렇게 현재 한국 사회 안에 존재하고 있다. ’없지만 있는 유령 같은 존재들‘로 말이다. 한국 사회 안에서 아무 것도 무슨 일도 할 수 없는 이들은 결국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 수 뿐이 없다. 이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사회에서 이미 나타난 현상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사회는 음지에 있는 이들을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양지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리고 극악한 저출산 사회인 한국에서 이들을 적극 수용하여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러한 취지로 본 글을 통해 이들의 현황과 내용을 개략적으로 살피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 외국인 현황

1국내 체류 외국인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현황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가?
작년 2022년 11월 기준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았다. 우선 국내 체류 외국인 현황을 살펴보고, 다음으로 여기세 제외된 미등록 이주민과 미등록 이주아동을 살펴본다.

체류외국인 증감추이

체류외국인 장/단기 현황

구분 총계 장기체류 단기체류
소계 등록 거소신고
2021년 11월 1,974,512 1,576,709 1,102,020 474,689 397,803
2022년 11월 2,194,780 1,679,474 1,180,632 498,842 515,306
전년대비 증감률 11.2% 6.5% 7.1% 5.1% 29.5%
구성비 100% 76.5% 53.8% 22.7% 23.5%

체류외국인·연도별 국적별 현황

(2022.12.31. 현재, 단위 : 명)
구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12월 2018년 대비
총계 2,367,607 2,524,656 2,036,075 1,956,781 2,245,912 -5.14%
중국 1,070,566 1,101,782 894,906 840,193 849,804 -21.5%
한국계 708,082 701,098 647,576 614,665 602,907 -14.85%
베트남 196,633 224,518 211,243 208,740 235,007 -19.5%
태국 197,764 209,909 181,386 171,800 201,681 +1.98%
미국 151,018 156,982 145,580 140,672 156,562 +3.67%
우즈베키스탄 68,433 75,320 65,205 66,677 79,136 +15.64%
필리핀 60,139 62,398 49,800 46,871 57,452 -4.46%
러시아(연방) 54,064 61,427 50,410 48,680 56,995 +5.42%
몽골 46,286 48,185 42,511 37,012 53,038 +14.58%
인도네시아 47,366 48,854 36,858 34,188 50,841 +7.3%
캄보디아 47,012 47,565 41,405 41,525 49,240 +4.73%
네팔 40,456 42,781 39,743 36,903 47,865 +18.31%
일본 60,878 86,196 26,515 28,093 46,741 -23.22%
카자흐스탄 30,717 34,638 29,278 29,616 41,840 +36.21%
미얀마 28,074 29,294 26,412 26,096 33,275 +18.52%
캐나다 25,934 26,789 21,794 22,830 27,705 +6.82%
(타이완) 41,306 42,767 19,444 18,554 25,417 -38.46%
스리랑카 25,828 25,064 22,466 20,291 24,912 -3.54%
방글라데시 16,641 18,340 16,823 16,426 21,928 +31.77%
오스트레일리아 14,279 15,222 7,913 7,591 17,819 +24.79%
파키스탄 13,275 13,990 12,842 12,410 14,460 +8.92
인도 11,945 12,929 10,892 11,542 14,419 +20.71%
싱가포르 6,281 8,003 824 2,225 11,178 +77.96%
말레이시아 12,227 14,790 5,470 5,053 9,528 +22.07%
기타 100,485 116,913 76,355 82,793 119,069 +18.49%
위의 ‘체류외국인 증감추이’를 보면 2012년부터 국내 체류 외국인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해 왔음을 볼 수 있다. 다만 2019 ~ 2021년까지는 코로나바이러스-19로 인해서 외국인 체류 증가 수치가 확연히 줄어든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조금씩 완화되는 2022년부터는 다시 수치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더 구체적인 통계인 ‘체류외국인 장/단기 현황’ 법무부 2022 통계월보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으로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194,780명으로 집계된다. 일년 전인 2021년 11월 보다 11.2%가 증가한 모습이다. 여기에는 외국인 등록자가 1,180,632명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 신고자는 498,842명, 그리고 단기 체류 외국인은 515,306명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에 등록되어 체류하고 있는 인원은 2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체류외국인·연도별 국적별 현황’과 같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국가별 체류 외국인 순서는 중국과 중국 한국계(조선족), 베트남, 태국, 미국, 우주베키스탄, 필리핀 … 순서로 나타나고 있다.

2국내 미등록 이주민 현황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200만 이주민들 가운데 미등록 이주민은 얼마나 되는가? 사실 미등록 이주민 수치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왜냐하면 미등록 이주민 중에 신고하지 않은 자들은 통계에 적용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략적인 통계는 아래와 같다.

불법체류외국인 연도별 불법체류율 증감 추이

(단위 : 명)
연 도 총 체류 외국인 불법체류외국인 불법 체류율
소계 등록 거소 단기
2012년 1,445,103 177,854 92,562 1,579 83,713 12.3%
2013년 1,576,034 183,106 95,637 1,533 85,936 11.6%
2014년 1,797,618 208,778 93,924 2,066 112,788 11.6%
2015년 1,899,519 214,168 84,969 1,114 128,085 11.3%
2016년 2,049,441 208,971 75,241 941 132,789 10.2%
2017년 2,180,498 251,041 82,837 1,064 167,140 11.5%
2018년 2,367,607 355,126 90,067 1,015 264,044 15.0%
2019년 2,524,656 390,281 95,815 1,316 293,150 15.5%
2020년 2,036,075 392,196 108,665 1,674 281,857 19.3%
2021년 1,956,781 388,700 125,022 1,427 262,251 19.9%
2021년 11월 1,974,512 391,042 123,915 1,364 265,763 19.8%
2022년 11월 2,194,780 412,659 139,183 5,206 268,270 18.8%
전년대비 증감률 11.2% 5.5% 12.3% 281.7% 0.9% -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자) 증가추이

(단위 : 명)
‘불법체류외국인 연도별 불법체류율 증감 추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미등록 이주민은 총 체류 외국인 2,194,780명 중 412,65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즉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은 외국인 5명중에 1명꼴인 셈이다. 또한 2012년도 소계부터 살펴본다면, 총 체류 외국인이 늘어남에 따라서 미등록 이주민의 수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작년 2022년에 2021년 대비 한 해에만 늘어난 미등록 이주민 인원은 21,617명으로 5.5% 증가하였다.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자) 증가추이는 위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자) 증가추이’ 그래프 수치로 보면 더 이해하기 쉽다. 미등록 이주민의 수는 412.659명(‘불법체류외국인 연도별 불법체류율 증감 추이’ 참조)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연합뉴스 양태삼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자진 출국자에게 3천만원에 해당하는 범칙금을 면제하는 대책을 제시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어떨까? 뒤에 이어질 장에서도 다시 살피겠지만 먼저 대한민국 고용노동부가 초청하고 취업시킨 해외이주노동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게 된 사례를 살펴보자. 불법체류자들이 경제적인 측면과 서로 돌봄의 삶을 위해 살림을 같이 합하여 미등록이주아동이 생기기 때문에 이들의 인터뷰를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MBC 이유경 기자가 취재한 “[탐정M] 대한민국 믿었던 이주 노동자, 3천만 원 포기하고 돌아간 사연] 2023.02.19.” 에 상세히 그 증언이 나온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8년 전 캄보디아에서 온 미나(가명) 씨는 경기도 여주의 한 농장에서 3년 10개월간 일했다. 하지만 임금과 퇴직금 3천 3백만원을 받지 못했다. 당시 23살이었다. 평소 똑 부러진 성격이었던 미나 씨는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지구인의 정류장'의 도움을 받아 노동청에 농장주를 신고했다. 노동청도 체불임금을 인정했고, 민·형사 재판 모두 미나 씨가 승소했다. 하지만 미나 씨는 3천만 원을 포기하고 캄보디아로 돌아갔다. 소송이 진행되는 사이 비자가 만료됐기 때문이다.”

미나 씨를 문제의 임금 체불 농장에서 일하게 한 건 '대한민국 고용노동부'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해외에서 이주 노동자를 들여온다. 이를 '고용허가제'라고 한다. 고용허가제는 지난 2004년 국내 중소기업과 농어촌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실시됐다.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사업장에 국가가 나서 이주노동자를 배정해주는 것이다. 국내에 들어올 노동자는 정부가 직접 선발한다. 필리핀, 몽골 스리랑카 등 인력 송출 협약을 맺은 해외 16개 국가의 50세 미만 청년이 그 대상이다. 산업인력공단은 각국에서 청년들을 모집한 뒤, 한국어능력시험(TOPIK)과 업무에 필요한 기능 평가를 실시하고 성적에 따라 한국에 올 노동자를 선발한다. 일할 곳도 정부가 지정한다. 사업장을 선택할 수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다. 2~4개월 이상 임금 체불 또는 폭행 등 범죄 혐의가 발생한 경우에만 직장을 옮길 수 있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정부 소개로 왔다가 임금이 체불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임금이 떼여 노동청에 신고한 이주 노동자는 1만 4천명. 신고 방법이나 도움을 구할 줄 모르는 이주 노동자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자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선택 기로에 놓인다. 밀린 임금을 포기하고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임금을 줄 때까지 버티는 대신 미등록 체류자가 되거나. 이처럼 매우 극단적인 선택지가 주어진 배경엔 비자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에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이주 노동자들은 E-9 비자를 받는다. 이때 E-9 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기한은 최대 4년 10개월이다. 그런데 임금체불 피해자들이 노동청에 신고하고, 사업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데 수년이 걸린다. 구제 절차를 밟는 사이 E-9 비자가 만료된다. 법무부는 임금체불 피해를 진정했다가 E-9 비자가 만료된 이주노동자에게 임시 비자인 G-1 비자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 G-1 비자 소지자는 일을 할 수 없다. 진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내에 머물 수는 있지만, 돈을 벌 수 없다.
결국 이런 케이스로 비자가 만료된 미나 씨도 캄보디아로 돌아갔다. 미나 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G-1 비자를 갖고 일하면 불법이라는 사실이 정말 힘들었다"며 "G-1 비자를 받은 노동자에게 진정 사건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일할 권리를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대로 미등록 체류를 택한 사람도 많다. 임금 천만원을 떼인 사이(가명) 씨는 E-9 비자가 만료된 뒤에도 한국에 남았다. 소송에서 이겼지만, 비자가 만료될 때까지 농장주는 임금을 주지 않았다. 결국 사이 씨는 미등록 체류자 신분이 됐다. 사이 씨는 "나도 미등록 체류자 되고 싶지 않지만,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임금체불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E-9 비자가 만료됐다"고 하소연했다.

왜 사업주들은 임금을 주지 않을까요? 법무법인 원곡의 최정규 변호사는 "현행 제도상 알뜰한 경제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이의 임금을 체불한 농장주에게 법원이 내린 형사처벌은 '벌금 50만 원'. 어차피 이주노동자는 비자가 만료되면 출국할 테니, 그동안 벌금 50만원만 내고 버티면 밀린 임금 1천만원은 주지 않아도 됩니다. 최 변호사는 "임금체불 벌금이 체불액 10분의 1에 못 미치니 벌금을 내는 게 경제적"이라며 "임금 체불액만큼 벌금을 내야 사업주도 임금을 줄 이유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사소송 결과에 따른 법원의 강제집행도 어렵다. 우선 이주노동자가 강제집행까지 하기 위한 법적 조력을 받는 것이 어렵다. 더구나 임금 체불 사업주 상당수가 자기 명의 재산을 차명으로 돌려놔 강제집행 할 재산이 없는 경우가 많다. 사이가 일했던 농장 주인도 "돈이 있어야 주지. 돈이 없는데 어떻게 주냐?"며 발뺌을 한다.

임금 체불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한 보호책도 있지만 효과가 제한적이다. 노동부는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려는 사업장에 '임금체불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임금체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주노동자에게 보상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2021년 인상이 되긴 했지만, 최대 보상액이 4백만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임금체불보험의 보상액을 '대지급금'만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지급금'이란 고용노동부 장관이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제도인데, 최대 보상액이 1천만 원이다. '지구인의 정류장' 김이찬 대표는 "이주 노동자는 체류 자격도 제한되고 임금 체불을 당해도 법적 절차를 밟기 어렵다"며 "정부가 대지급금 제도를 이주노동자에게 적용해 최소한의 보상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최소한의 보호장치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경우가 있다. 임금 3천 3백만원을 받지 못한 라이(가명)는 당시 기준 임금체불 보증보험 보상액인 2백만 원도 전혀 받지 못했다. 당시 고용주는 라이가 오기 전에도 다른 이주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했었는데 라이의 임금까지 체불되자, 보증보험 보상이 거절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보증보험이 제대로 가입되지 않았던 거다.
결국 라이는 이 농장을 소개한 고용노동부가 책임지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주 노동자가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라며 국가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는 "나는 3년 8개월 동안 무급으로 한국에서 일했으니 대한민국 정부가 내 사건을 책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이주노동자들과 특히 불법체류자들은 너무나 열악한 한경 속에 살아간다. 너무나 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건 하나를 소개한다.

2023년 2월 24일 '기름값 아끼려다…' 시골 냉골방서 숨진 불법체류 태국인 부부 사건이다. (YTN 보도) 「24일 오전 전북 고창군 흥덕면 한 마을의 허름한 단독주택. 이곳은 전날 오후 불법체류자 신분인 태국인 A(55)씨와 부인(57)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된 곳이다. 마을주민들과 경찰에 따르면 A씨 부부는 10여 년 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들어와 고창군에 정착했다. 관광비자로 입국했다고 한다. 마을 이곳저곳에서 돈벌이에 나섰지만, 한국 생활은 생각했던 것만큼 녹록지 않았다. 별다른 기술은 없었지만, 부부는 조금씩 한국말을 배워가면서 논밭일, 이앙기 작업, 포클레인 작업 등 안 해본 일없이 생활했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일당은 1인당 12만∼13만원. 부부에게는 돈을 모아야 할 이유가 있었다. 자녀들이었다. 부부는 어렵게 모은 돈을 태국에 있는 자녀들에게 송금했다고 한다. 바로 윗집에 사는 주민 백신기(68)씨는 "부부가 농사일이 끝나면 꼭 손을 잡고 마을을 산책하곤 했고 모은 돈은 태국에 사는 아이들에게 보낸다고 들었다"며 "외국인 부부가 열심히 잘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A씨 부인과의 추억도 회상했다.
작년 여름 폭우 탓에 논일이 예정 작업시간보다 2시간 일찍 끝나자 A씨 부인이 먼저 "10만원만 주세요"라며 배려했다고 한다. 당시 그의 일당은 12만원이었다. 주민 김용국(75)씨는 "부부가 방 안이 추워서인지 집 바로 옆 비닐하우스에서 자고 씻을 때만 집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논밭 일은 물론 이앙기와 경운기도 능숙하게 다뤘고 주민들은 말한다.

2020.12.22. 한파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도 포천 소재 난반도 되지 않는 비닐하우스에서 캄보디아 국적 여성 이주노동자(속헹. 당시 30세)가 사망한 채 발견된 사건 등등 고용허가를 받은 사업장조차 이렇게 열악한데 불법체류자들의 상황은 더욱더 심각한 상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양이원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외국인 고용 허가를 받은 사업장 1만 5773곳 중 고용노동부가 정한 외국인 숙소 최저기준(냉난방시설, 소방시설 마련 등)에 못 미치는 곳이 5003곳(31.7%)에 이른다. 5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농업이주여성노동자 사망사건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어떻게 21세기에 노동자가 숙소에서 얼어 죽는 일이 있을 수 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책위는 정부에 대해 “피해 노동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 유족에 대한 사과와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하라”며 “비닐하우스, 농막, 조립식 패널 등 불법 임시시설 숙소를 금지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총 체류 외국인 가운데 불법체류 외국인의 비율을 뜻하는 '불법 체류율'도 2022년 사상 처음으로 20%를 기록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 5명 중 1명은 체류자격 없이 거주한다는 의미다.
노무법인 참터의 박혜영 노무사는 "건설 현장이나 농어촌 등 미등록(불법체류) 외국인이 없으면 운영이 힘든 분야가 부지기수"라며 "체류 상태와 상관없이 모든 이주노동자가 노동 환경에서 겪는 부당함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들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2022년 10월 27일 고용노동부는 정부는 현장의 극심한 인력난을 반영해 2023년 역대 최대규모의 이주노동자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2023년 고용허가제(E-9 비자)로 들어올 이주 노동자 규모를 11만명으로 정했다. 지난해 대비 4만 1천 명이 늘어난 정부 발표 그대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주 노동자들은 국내 노동자가 기피하는 열악한 3D 사업장에 들어가 일하며 산업 현장의 최하층부를 짊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들 이주노동자들을 초청한 고용노동부는 이들에게 발생한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 역시 일을 할 수 없는 G-1 비자 문제에 대해 "당사자가 취업 활동 제약으로 처할 수 있는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장기 체류 방편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종합 고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수천만원을 포기하거나, 불법 체류자가 되거나. 잔인한 선택지만 남겨둔 상황에서 11만 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올해 다시 한국으로 오고 있다.」 (출처: 2023-02-19 11:36 MBC [탐정M] 대한민국 믿었던 이주노동자, 3천만 원 포기하고 돌아간 사연)“

반복되지만 주요한 내용이라 다시한번 세부 언급한다. 체류 기간 관련한 비자 문제다. 이는 이주노동자들의 적법한 노동에 방해 요소가 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내지 제 18조의 4항에 의거 입국한 날부터 3년의 범위 내에서 취업활동을 할 수 있고, 사용자가 재고용 허가를 요청한 근로자에 한하여 1년 10개월의 범위에서 취업활동 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합법적으로 최고 4년 10개월의 노동기간을 허용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사용자가 재고용 허가를 요청한 근로자에 한해서‘라는 조항이다. 결국 이주노동자들의 취업 기간은 ’사용자의 연장동의‘가 필수요소다. 그러니 이주노동자들은 아무리 억울한 임금체불, 인권침해, 취약한 주거시설 등등 여러 불이익을 당해도 감히 사용자에게 항의조차 할 수 없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은 그저 감수할 수 뿐이 없다. 현대판 노예제도다. 아울러, 재고용 허가 등에 따른 취업활동 기간(4년 10개월)이 모두 만료된 외국인근로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출국 절차를 거쳐야 하고, 출국한 날부터 6개월 이후에는 재차 선발시험 등 절차를 거쳐 재입국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사용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취업활동 기간(4년 10개월)이 끝나 출국하기 전에 사용자가 재입국 후의 고용 허가를 신청하고, 해당 외국인 근로자가 사용자와 취업활동기간 종료일까지 1년 이상 근로계약 기간을 유지하는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 예외적으로 출국한 날부터 1개월 경과 후부터 재입국하여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도 역시 사용자의 동의를 요구하기에 이주민 노동자들은 사용자의 눈치를 볼수 뿐이 없게 만든다. 왜 4년 10개월인가? E-7-4 비자 때문이다. E-7-4 비자는 5년 이상 비전문취업 비자로 일한 이주민이 숙련도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장기 체류 비자(2년마다 갱신)다. 이주민 현장에서 이들을 돕는 현장 사역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것 5년이상을 피하는 방법이 4년 10개월이라고 말한다. 즉 장기체류비자를 주지 않으려한다는 것이다.

대단히 행운인 케이스도 있다. 고용허가제 노동자로 캄보디아에서 온 시케오(30)는 동료 이주노동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2021년 봄 비전문취업(E-9) 비자에서 외국인근로자숙련공(E-7-4) 비자로 갈아타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2012년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들어와 꼬박 9년 만이다. 그는 인천의 금속 공장을 거쳐 2018년부터 충북 음성에서 플라스틱 사출기술자로 일한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캄보디아인 아내와 2017년 가정도 꾸렸다. 케오는 계속 한국에서 일하며 머물고 싶어하지만 목표는 영주권이 아닌 거주(F-2) 비자다. 영주권보다 문턱이 낮은 E-7 비자는 한국에 5년 이상 거주하고 계좌에 3000만원 이상 잔액이 있어야 한다. 한국어능력시험과 사회통합프로그램(4급·4단계 이상)도 필요하다. 이주노동자들에게는 넘사벽인 현실이다.

이러한 취업활동기간으로 제한된 4년 10개월이라는 기간에도 개선책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출국후 재입국 없이, 최대 10년까지 국내에 계속 체류하면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장기근속 특례‘(2022.12.28. 고용허가제 개편방안 발표) 신설을 추진 중이다.

상기와 같은 사례 및 상황에서 대대수 불법체류자들이 발생하게 되고, 이들은 삶의 생존을 위해 택한 동거세대들이 증가하게 되고, 이어 자연히 미등록 이주아동들이 증가하고 있다.

미등록 이주아동 현황

미등록 이주민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작년 2022년 11월 기준으로 4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2021년에 출간된 은유 작가의 『있지만 없는 아이들』에서는 당시 통계에 따라 미등록 이주민을 20~30만 명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른 미등록 이주아동은 2만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더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작년 2022년 11월 통계를 통해서 미등록 이주민통계 수치를 본다면 미등록 이주민이 작년의 수치인 30만명을 넘어 40만명으로 더 늘어난 것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등록 이주아동도 똑같이 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기에 미등록 이주아동은 2만명보다 더 많이 증가하였다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미등록 이주민과 미등록 이주아동은 신고되면 강제퇴거를 당하는 위태로운 지위에 있고 자신들의 상황을 숨기기에 그 이상일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처럼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정확한 현황이 없는 가운데, 교육부와 법무부에서 제시하는 현황(이 현황이 국내 모든 미등록이주아동을 말한다고 보기는 어렵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최윤정(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교육학) 연구위원은 법무부와 교육부의 미등록 아동에 대한 조사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아동을 3,400명 정도로 추산하는데, 이것은 중도입국 불법체류아동의 통계인바 여기에는 국내 출생 아동이 빠져 있다. 사실 이 부분이 더 많다. 한편 교육부는 미등록아동 재학생 수를 3,000명 정도로 추산하는데, 이는 초·중등 재학생에 한하며, 만 0~6세 까지 아동은 제외되어 있다. 어찌됐건 미등록이주민(불법체류자)이 40만 전후인데 미등록아동등이 3000명대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와는 달리 현장에서는 미등록아동을 8천명에서 2-3만명까지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미등록 이주아동의 체류 현황에 대한 명확한 수치가 없다는 것은 실태조사와 이를 바탕으로한 정책 제언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 현실적으로 아직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은 인원들, 정부와 민간단체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더욱 많은 미등록 이주민과 미등록 이주아동이 존재한다고 봐야 할 것이 타당하다.

미등록 이주아동을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차별받기 때문이다.

합법적 결혼이민자의 국내 출생자녀, 그리고 합법적 중도입국 부모의 자녀 중 귀화한 아동의 경우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법적 차별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적과 합법적 체류 허가를 가지지 못한 미등록 이주아동의 경우는 체류자격이 없기 때문에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며 국가 안전망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들의 삶에서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차별과 고통을 야기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에 명시되어 있듯이(제7조 1.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이 되어야 하며, 출생 시부터 이름을 갖고, 국적을 취득하며, 가능한 한 부모를 알고, 부모에게 양육 받을 권리가 있다. 2. 당사국은 국내법 및 이 분야의 관련 국제규범에 따른 의무에 근거하여, 특히 무국적 아동을 포함한 모든 아동의 권리 이행을 보장해야한다.) 아동 최우선의 이익을 실천해야한다. 비록 미등록 아동일지라도 한국 사회 안에서 이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건강권, 교육권, 사회보장권 등등 법적인 보호가 가장 시급하다.

1미등록 이주아동의 형성 원인과 사례

미등록 이주아동이란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으로서 합법적인 체류자격이 없는 0세-18세까지의 아동을 말한다. 대한민국의 국적법에 따르면 아동이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선 부모중 일방이 우리 국적이어야 하며, 예외적으로는 부모를 알 수 없는 버려진 아이에 대해서는 절차가 복잡하기는 하지만 국적 취득이 가능한 길이 열려져있다. 이와 달리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자)이 부모인 상황이라면 대한민국에서 출생하더라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다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 실정이다. 속지주의를 따르는 미국과는 달리 대한민국은 속인주의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합법적 중도입국의 경우에도 보통 이주아동이 자신의 주체적인 의사에 따라 이주하지 않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주아동은 주로 부모를 따라서 이주한다. 그래서 사회 및 문화 적응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더 나아가 부모로부터 받은 모국과 새롭게 살아가야 하는 체류국 둘 다의 정체성을 가지고 성장하게 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부모가 불법체류자가 되면 이들도 따라서 미등록아동이 된다. 이와같이 미등록 이주아동의 형성 과정은 크게 국내 출생의 경우와 중도입국의 2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각 경우에서도 세부적으로 그 유형이 나누어지고, 또한 난민신청 불인정에 의한 경우도 있다.

1국내 출생의 경우

  • 출생등록을 하지 못한 경우(무국적 아동)
  • 출생등록을 하였지만 체류기간이 만료된 경우

2중도입국의 경우

  • 부 또는 모와 함께 입국하여 체류기간이 만료된 경우
  • 부 또는 모가 먼저 입국한 뒤 자녀 초청 등으로 입국하여 체류기간이 만료된 경우
  • 어학연수나 단기체류 비자 등으로 단독으로 입국한 뒤 체류기간이 만료된 경우

3난민신청을 했으나
인정을 받지 못해
무국적 상태가 되는 경우

위와 같이 미등록 이주아동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을 통해 형성된다고 볼 수 있으며, 추가로 난민 신청 불인정에 의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국내 출생의 경우에서 출생등록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이 경우는 대한민국에서 불법체류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을 받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현행법의 한계로 인해서 아이가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인들과 자라며 성장하고 한국 문화 속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갈지라도 체류자격을 얻지 못한다. 이들 미등록 이주민이 자녀를 출생하면 대한민국이 아니라 부모의 본국에 출생등록을 해야 한다. 그후 이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면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외국인 등록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대로 허가를 받게 된다면 대학입시도 취직도 가능하며, 일반적인 경제생활이 가능하다. 이는 현재까지 유일한 적법한 절차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모국에 돌아가서 DNA 검사, 불법체류의 이유 조사, 법원의 판단 등등을 거쳐야 모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동안 경비도 꽤 많이 들기에 이들에게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다. 또한 한국 정부에서도 불법체류의 기록이 있는 이들을 받아주는 것도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다. 그리고 이보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부모가 체류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의 본국 정부에서 출생등록을 안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현재까지 미등록아동의 경우에 유일한 적법절차인 ’부모 본국 귀국 – 자녀등록 진행 – 행정및 법적 절차 – 본국 국적 회복 – 한국 입국시 외국인 등록‘은 현실적으로 오랜 시간과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본국인들의 정서와 사회 여론등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미등록부모들과 미등록아동들은 대부분 이 트랙을 선택하지 못한다. 이외에도 이들 미등록 아동들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말을 하며 한국음식을 즐기고 K-pop 문화 안에서 자랐기에 자발적으로 한국 사회에 살고 싶어 한다. 미등록아동들 가운데 얼굴은 파키스탄 사람인데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파키스탄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모국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발전한 한국 사회에서 살고 싶어 한다. 자녀들이 그러면 부모들도 따라서 그렇게 된다. 이런저런 이유와 상황과 현실이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한국에서 살게끔 한다. 또한 부모가 난민인 경우에도 본국 정부의 행정지원을 받는 것은 더욱더 어렵다. 심지어 이 경우는 본국에서 일부러 출생등록을 안 받아주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들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이주민 자녀가 태어나도 미등록 이주아동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사례를 살펴보자. 이주아동법률사례연구집에 따르면 “B의 부모는 라이베리아 출신으로 박해를 피해 한국에 이주해 난민신청을 했다. 몇년 뒤 한국에서 B를 낳았지만, 박해의 주체인 본국 대사관에 갈 수가 없었고, 심지어 한국에는 라이베리아 대사관이 없고 일본에 있었다. 결국 B의 부모는 본국인 라이베리아에도, 그리고 한국에서도 B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B는 자연스럽게 미등록 이주아동이 된다.”
더 나아가 상기한 대로 미등록 이주민들과 그들의 자녀인 미등록 이주아동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한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나고 자란 미등록 이주아동은 본국의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국의 언어와 문화 속에서 자라나기에 한국에 체류하는 것을 원한다. 이 경우 미등록 이주아동의 부모가 본국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자녀의 의지로 함께 남아있는 경우도 있게 된다. 한국에서 겪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남는 것이다. 은유작가의 『있지만 없는 아이들』에서도 이와 같은 점이 인터뷰에서 언급된다.

“아들은 몽골에 가기 두렵나봐요. 몽골 말을 모르니까요. 몽골에 가면 가족이 있다고는 해도 말이 안 통하잖아요. 친구도 없고요. 호준이는 한국에서 20년 넘게 살았으니 몽골가면 적응하기 힘들겠죠.”

이어서 중도입국의 경우는 위 표에서도 언급되다 시피, 부 또는 모와 대한민국에 입국하였지만 체류 기간이 만료된 경우가 있고, 또는 먼저 입국한 부 또는 모가 자녀를 대한민국으로 초청하여 입국했으나 체류 기간이 만료된 상황이다. 그리고 어학연수나 단기체류 비자 등으로 입국한 뒤 체류 기간이 만료된 경우를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예시로는 『있지만 없는 아이들』에서 김민혁의 상황을 볼 수 있다. 김민혁은 이란 태생으로 사업하는 아버지를 따라 2010년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2010년에는 비자가 있었으며 계속 연장하다가 2014~2016년은 비자가 없이 지내게 된다. 그래서 2016년에 난민 신청을 했는데, 불인정을 받는다.

다음으로 대한민국에 브로커를 통해 입국했지만 사기를 당해 체류권이 만료되어 미등록자로 전락한 이주아동 부모인 인화의 경우를 볼 수 있다. 인화는 몽골에서 태어났다. 러시아에 유학하여 화학을 공부했고 몽골 제약회사를 다니다가 한국으로 오게 된다. 하지만 브로커에게 사기당하면서 25년 동안 불법체류자로 살아간다.

마지막으로 추가로 살펴 볼 예는 국내 북한 이탈주민가운데 자녀가 무국적자로 전락하는 사례이다. 이는 제3국에서 태어난 북한 이탈주민 2세들의 유형이다. 이들은 대부분 사실상 무국적 상태로 대한민국에 입국한다.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연구위원 이규창과 한국법제연구원 류지성에 따르면 이 사례의 원인은 북한을 이탈한 여성이 탈북과정에서 중국을 거치게 되면서 나타난다. 중국을 거치면서 불법신분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탈북 여성은 중국 남성 혹은 조선족 사이에 자녀를 출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때 출생한 아이는 중국 국적법 제4조 “부모 쌍방 또는 일방이 중국 공민이고 본인이 중국에서 출생하면 중국국적을 소유한다”에 따라 중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을 탈출한 여성의 경우 주로 중국에서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 신분이거나 위조 여권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부가 중국공민일지라도 출생한 자녀의 호구(우리나라 주민등록에 해당) 취득을 위해 반드시 부와 함께 모가 함께 관공서에 가서 출생신고를 해야하기 때문에, 이때 모가 미등록자(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이 드러나 북송될 위험이 있기에 태어난 아이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지 않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탈북 여성의 자녀들인 경우에는 부가 중국 공민이고 자녀들이 중국 내에서 출생했기에 중국 국적은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북송 우려로 모가 관공서에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족관계증명에 해당하는 중국의 호구(주민등록)를 취득하지 못한다. 이들은 중국 국민으로서의 법적 행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무국적자”가 된다.

이규창이 정리하는 무국적자에 대한 용어를 보면 “‘사실상 무국적자’와 ‘법률적 무국적자’로 나뉜다. ‘법률상 무국적자’는 법의 적용으로 인해 어느 국가의 국민으로도 인정되지 않는 자를 말하며(국적 자체를 취득하지 못한 자다), ‘사실상 무국적자’는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국적국의 외교적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혹은 받기를 원하지 않는 자를 말한다.” 북한이탈주민의 자녀들 가운데 미등록아동들은 ‘사실상 무국적자’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이들이 대한민국에 들어오더라도 사실상 무국적자들이기 때문에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미등록 이주아동이 된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적법상 적어도 1개 이상의 국적을 가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어떤 나라의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게 된다. 난민 신청 불인정을 통한 미등록 이주아동이 되는 경우는 다음 장에서 살핀다.

상기와 같이 다양한 이유로 미등록 아동들이 형성되지만 이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다만 추정컨대 미등록 부모(불법체류자) 통계를 바탕으로 미등록아동들을 유추하거나 비록 미등록아동일지라도 초등교육 6년 중등교육 3년의 의무교육 해당자라면 교육부나 교육청에 있는 일부 자료들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민건강보험 및 민간건강보험 가입여부에 대한 미등록체류자 통계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부 미등록 이주아동 통계

(단위 : 명)
학교급
학생 수 2,276 605 315 3,196
비율 71% 19% 10% 100%
위 '교육부 미등록 이주아동 통계'에 따르면 교육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미등록 아동은 총 3,196명이다. 그 비율과 수는 위와 같다. 다만 국민건강보험 및 민간건강보험 가입여부에 대해서는 법무부 2018년 국내체류 아동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현황을 말하고 있지만, 퍼센트로만 언급하며 그 인원 숫자는 말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장 ‘의료’(p.14-15)를 참고하라. 또한 교육부 통계는 1-6세 아동들과 초·중·고의 연령대 아동들 가운데 학교에 미등록자들이 제외되어 있다. 40만 명의 불법체류자들을 언급하면서 미등록아동들이 3,000명이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적절치 않은 통계다.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미등록 아동들을 작게는 2만명, 많게는 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2미등록 이주아동의 현실: 의료, 교육, 경제활동, 강제퇴거, 난민신청

미등록 이주아동의 경우는 외국인 등록증이나 주민등록번호가 없기에 법적 지위가 절대적으로 취약하거나 없다. 그래서 교육권, 건강권, 사회보장제도 등에 대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을 한다고 해도 아동으로서의 보편적 보장을 가능케 하는 것이 아니라 시혜적인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
대한민국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제1조 (목적) 이 법률은 공공보건의료의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여 국민에게 양질의 공공보건의료를 효과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국민보건의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에 의하면 ‘취약계층’ 혹은 ‘보건의료발전계획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의료’에 대해 보건의료를 우선 제공할 수 있도록 하여 미등록 이주민에 대해서도 일정 범위 내의 무료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외국인 근로자(미등록이주민) 건강관리지침”을 마련하고 무료 검진과 진료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구체적인 법이 아닌 보건복지부 지침으로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이행의 근거가 미약하다는 것이다. 이는 언제든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는 전염병에 대한 내국인의 질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시행되기에 미등록이주민, 미등록 이주아동을 위한 의료 서비스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비정부기관의 의료서비스(희년의료공제회/대표 이문식, 02-854-7828, http://jubileemedical.org, 라파엘 클리닉 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대표 김창덕, 02-763-7595, http://raphael.or.kr/ko_KR,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대표 김혜성 목사, 02-863-9966, http://www.mwhospital.kr 등)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미등록 이주아동은 공공 의료 및 일반 의료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의료사각지대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단속, 보호, 강제퇴거의 조치다. 출입국관리법 제84조에 따르면 모든 공무원에게 미등록 이주민을 발견하면 곧 바로 출입국관리국이나 관계 기관에 통보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체포와 구금에 해당한다. 그래서 미등록이주민의 경우 부모들은 신분상 이유로 부담감을 느끼며 자신과 자녀들이 미등록 이주아동이라는 노출을 숨긴다. 그래서 이들은 의료서비스를 찾는 것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는 건강권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 나아가 2018년 국내체류 아동에 대한 실태조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법무부에서 정리한 국민건강보험 및 민간건강보험 가입여부에 대한 통계에 따르면 미등록 체류자는 국민건강보험에 대해서 모두 가입이 1.8%, 부모만 가입 0%, 자녀만 가입 1.8%, 모두 미가입은 96.4%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민간보험에 대해서는 모두가입은 0.6%, 부모만 가입 0%, 자녀만 가입 1.2%, 모두 미가입이 98.2%로 집계된다.
이처럼 국내에 체류 중인 미등록 체류자들은 거의 대두분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또한 미등록 이주아동의 학부모의 경우 병의원 3개월간 이용 경험 통계를 보면 이용해본 적 없음이 51.5%, 약국 33.3%, 병원/의원 20%, 보건소 3.6%, 한의원 3%로 집계된다. 즉 보험 혜택과 더불어 병의원 또한 이용률이 낮으며 병의원보다도 약국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더 많음을 볼 수 있고, 이용해본 적 없음도 50퍼센트를 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미등록 체류자(미등록 이주민·미등록 이주아동)는 의료권의 사각지대에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건강권이 매우 취약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사례는 이주아동법률사례연구집에 나오는 13개월 Y를 볼 수 있다. 어린이집에 13개월인 Y가 입소했다. 부모는 모두 미등록 이주민이었고, 아버지는 10년이 넘게 한국에 체류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Y는 입소한 후 경기를 일으켜 병원으로 실려 간다. 병명은 “열성경기”였으며 열을 내리면 호전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치료를 받는다. 주사를 맞고 열을 내리며 5일 정도 병원에서 지낸 후 퇴원했다. 일주일 후에는 Y가 심한 감기에 걸려 다시 입원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두 차례의 치료비가 3백만 원을 넘어간다. 결국 경제 사정으로 부모는 Y를 베트남 조부모에게 보낸다.

다음 사례로 H와 그의 부모이다. 이들은 몽골계 미등록 이주민이다. H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수술이 필요했다. 병원에서는 건강보험대상자가 아니었던 부모에게 한국인의 보증인이나 병원비 일부를 보증금으로 낼 것을 요청한다. 이 경우 보건복지부의 외국인 근로자 자녀에 대한 의료지원사업으로 일부 치료비 지원을 받았지만, 예상 병원비는 1,000만원이었다. 부모는 300만원을 보증금으로 낸다. 아버지는 이삿짐센터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어머니는 아픈 아이를 돌본다. 이들에게 병원비는 매우 큰 부담 되었고,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병원비가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난다.

다음 사례로 미등록 이주아동 P의 사례이다. 미등록 이주아동일지라도 보통 보건소에서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P의 가정에서는 예방접종을 하지 못했다. 이런 경우를 볼 때 미등록아동이라도 받을 수 있는 혜택 등에 대한 교육과 공유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도 불법체류신분이 노출될까봐 극도로 꺼리고 있다. 또한 P의 눈에 다래끼가 자주 생겨서 매번 병원에 4만원을 내고 이용하지만, P의 부모는 병원비가 부담되어 될 수 있는 데로 무료의료봉사에 의존한다. 아픈 경우에는 병원대신 약국에서 약을 사 먹는다. 처방전 없이 약을 복용하기에 적절히 약을 먹는 것인지도 모르고 있다. 종합해 보건대 미등록 이주민과 자녀들은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도 의료 사각지대에 있다.
교육
이충은(법학박사·사회복지학박사)에 따르면 미등록 이주아동은 법적인 국내 체류권이 없기 때문에, 자신들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이 부담스러워 필수적인 교육 혜택도 침해받고 있다고 한다. 국내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통해 외국인 아동은 자신들이 속한 지역에 초등학교의 입학 전학을 신청할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19조 제1항 제4조 따르면 “외국인인 아동 또는 학생”은 입학 또는 전학 절차가 가능하며 학교장에게 신청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때 신청 받은 학교장은 출입국에 관한 사실 증명 또는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미등록아동들은 합법적인 외국인등록서류가 없기에 입학을 거부당하기도 한다. 또한 잦은 이사 때문에 미등록 아동의 거주지를 파악하기 어려워 취학 통지서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물론 교육기본법 제4조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받지 않는다.” 이어서 제8조에 따르면 “의무교육은 6년의 초등교육과 3년의 중등교육으로 하며”, “모든 국민은 의무교육을 가질 권리를 가진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미등록 이주아동에게도 적용되는지는 해석상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미등록 이주아동은 지위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등학교 입학은 전적으로 학교장 재량이고 이들이 설혹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할지라도 대학 이상 고등교육에 도달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런 면에서 2018 국내체류 아동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등록 이주아동의 학교 진학 및 전학에 대한 거부 사유는 외국인이라서가 66.7%, 한국어 구사 능력 및 학습 능력 38.1%, 출생등록 및 외국인 등록증이 없어서 19.4%, 입학/전학 기준에 맞지 않아서 16.1%, 학부모들의 반대가 14.3%로 통계되고 있다. 이때 미등록 이주아동이 진학거부를 당한 경험은 13.3%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학교생활을 하더라도 미등록 이주아동이 겪는 괴롭힘 경험은 4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대한 사례로 미등록 이주아동의 체류권실태조사집에 실린 린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린나가 고교 들어가기 1년 전 법이 바뀌어서 입학의 길이 열린다. 뉴스포스트의 이해리 기자에 따르면 “법무부는 2010년부터 초·중학교에 재학 중인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해 단속을 자제하고, 미등록 체류 사실이 적발되더라도 학생 및 학부모에 대해 중학교 졸업 시까지 강제퇴거를 유예하는 ‘불법체류 학생의 학습권 지원방안’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에는 해당 지침의 적용 대상을 고등학교 재학생과 학부모에게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당시 린나가 지내고 있던 지역 교육청에서는 안 된다고 하여 결국 고교 입학을 못하게 됐다. 하지만 린나의 어머니가 서울까지 가서 겨우 편입시켜 입학하게 된다. 린나는 자신이 오랫동안 가진 상처란 동생이 유치원에 못 다니게 된 것, 그리고 고등학교 갈 때 학교에서 거부당했을 때라고 말한다. 심지어 초등학교 때 입학부터 고등학교 졸업시까지 왕따를 당했다. 그래서 자신은 “솔직히, 한국에서 미래계획이 없어졌어요. 그리고 두려워요”라고 적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법무부는 2020년 4월 “장기체류 외국인 아동에게 조건부 체류자격 부여-국내출생 후 15년 이상 체류한 경우, 4년간 한시 시행”을 발표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내에서 출생한 후 15년 이상 국내에 체류하면서 국내 중·고교 교육과정을 받고 있거나 고교를 졸업한 외국인 아동을 대상으로 학교 재학, 법 위반 여부 등 일정한 심사를 거쳐 학업 등을 위한 체류자격을 부여한다. 재학 중인 경우 학습자격(D-4), 고교를 졸업한 경우 임시체류자격(G-1)을 부여한다.”이다. 하지만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전문의원 김나루(법학박사)에 따르면 이 구제대책은 해당 대상을 15년 이상 국내 체류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한 미등록 이주아동으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출생 미등록아동들이지만 그래도 한국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가령 한국에서 태어난 미등록 아동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치면 일단 15년 이상 국내체류가 되며 이어 고등학교에 진학하거나 졸업 후, 이 기간 동안 법 위반 사실이 없고 일정심사를 거치면 위에 언급된 학습자격이나 임시체류자격을 부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 이 부분은 일정부분 개선되었다. 작년 2022년 1월 20일 법무부에서는 위 혜택(체류자격)의 보장 대상 폭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기존 체류요건이 15년이었다면 더 줄여서 6또는 7년으로 완화한 것이다. 법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무부는 국내 체류자격 없이 체류하며 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아동들의 교육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이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국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학업 등을 위한 체류자격 부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2022.2.1.부터 2025.3.31.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기존대상은 국내에서 출생한 15년 이상 국내 체류 중·고교에 재학생이거나 졸업한 아동이었지만, 이 범위를 확대하였다. 중·고교를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자들 중에서 국내에서 출생하거나 영·유아기(6세 미만)에 입국한 경우 5년 이상 체류한 아동이 혜택을 받으며, 영·유아기가 지나서 국내에 입국한 경우는 7년이상 국내 체류한 아동이 혜택을 받는다. 단 부모의 법 위반에 대해서는 범칙금을 부과하며, 원 범칙금에 30%를 내야한다. 다만 신청과정 실태조사에서 범칙금 납부 능력이 부족하거나 사유가 있는 경우 적극 감면된다.”

이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나루가 위에서 기존 대안에 대해 지적한 한계에 대한 보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법체류 부모에 대한 범칙이 부과된다는 점과 한시적인 차원에서만 진행되는 것은 아쉽다. 이때 불법체류자의 범칙금은 불법체류 기간에 따라 나뉜다. 법제처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불법체류 범칙금은 다음과 같다.

“거. 법 제 17조 제1항을 위반하여 체류자격이나 체류기간의 범위를 벗어나서 체류한 사람. 법조문: 법 제94조 제7호, 1개월 미만 200만원,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300만원,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400만원, 6개월 이상 1년 미만 700만원, 1년 이상 2년 미만 1,000만원, 2년 이상 3년 미만 1,500만원, 3년 이상 5년 미만 2,000만원, 5년 이상 7년 미만 2,500만원, 7년 이상 3,000만원”이다.

이 내용을 토대로 본다면 법무부가 다시 개선한 대안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불법체류자 부모들은 자녀들이 최소 6년을 국내에서 체류해야 하고 부모에 대한 기본 범칙금이 2,500 ~ 3,000만원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3,000만원에서 30%라고 할지라도 900만원이다. 물론 각각 처한 상황과 환경이 다르기에 분명히 다양한 범칙금의 범위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불법체류자들의 삶의 현실에서는 범칙금도 쉽지 않다. 또한 그들의 지불 능력에 따라서 적극적으로 감면된다고는 하지만, 이는 추상적이다. 어쨌든 범칙금이라는 제한이 있고, 한시적 시행이라는 제한이 있지만 체류권 혜택에 대한 수혜자 범위를 늘린 점은 진일보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경제활동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이 국내에서 경제활동을 한다는 것은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외국인 등록증과 주민등록과 같은 신분을 보장할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서 살핀 것과 같이 언제든 비자가 없는 것이 밝혀지면 강제퇴거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여 악덕업주에 의해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는다.

2018 국내체류 아동에 대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등록 체류자가 경제활동중 겪는 어려운 점은 다음과 같다. 임금체불 지연지급이 36.8%, 한국어 소통문제 10.5%, 불공정 대우 26.3%, 임직원의 폭언 폭행이 31.6%, 처음과 다른 요구 15.8%, 일방적 부당해고 10.5%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미등록 체류자가 아르바이트를 신청해도 고용주의 면접을 통해서 채용이 거부되는 경우도 64.3%로 나타나고 있다.

『있지만 없는 아이들』에서 그 직접적인 사례를 볼 수 있다. 미등록 이주아동의 부모인 인화는 몽골에서 태어나 러시아에 유학하여 화학을 공부하고 몽골 제약회사를 다니다가 한국으로 오게 된다. 하지만 브로커에게 사기당하면서 25년 동안 불법체류자로 살아간다. 살아가기 위해 경제활동을 하지만, 자신은 비자가 없기에 4대 보험도 없으며, 퇴직금도 없다. 일하면서 사용자나 주변 직장 동료들인 한국인으로부터 불의한 일을 당하기도 하고, 외국인이니 더 힘든 일을 시키는 등 경제활동도 녹록치 않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볼 것은 많은 미등록 이주민들이 대한민국에서 경제활동을 해나가고 있고, 그리고 인화가 25년 동안 미등록 이주민으로 살아가며 어렵지만 경제활동을 하고 살아갔다는 것은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이들의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노동 착취는 인종차별과 혐오로 묵인되는 경우가 많았다. 더욱이 문제점은 이들의 노동력은 착취하면서도 그들이 국내에서 최소한의 인간으로 살아갈 권리를 주지 않는 다는 점이다.

다음 사례로 B의 어머니 요나를 볼 수 있다. 그에게는 자녀가 셋이 있는데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다. 몽골로 돌아가기 위해 편직기술을 배우고 있는데, 한국 사장이 몽골에서 사업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조언을 하며 귀국할 때 한 몫을 주겠다고 월급을 미룬다. 6천만원이나 밀리게 되었을 때 사장은 회사가 어려워서 나중에 천천히 나눠준다고 한다. 그 말을 믿고 조금씩 받았는데, 2년 동안 50만원씩 받다가 결국 그것마저도 못 받게 된다. 그래서 남편은 노가다일 하며, 요나 본인은 식당에서 알바를 하려해도 주민등록번호가 없어서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강제퇴거
미등록 이주아동이 강제퇴거를 당하는 사례는 첫째, 부모와 함께 강제퇴거당하는 경우다. 이 경우는 부모와 아이가 같은 국적을 가짐으로써 부모가 강제퇴거를 당할 때 부모와 함께 본국으로 퇴거당하는 유형이다. 둘째, 부모중 한 명과 함께 강제퇴거 당하는 경우다. 이는 부모중 한 명이 대한민국 국민이거나 등록 외국이라고 할지라도 다른 한명이 체류자격이 없다면 부 또는 모와 함께 강제퇴거 당하는 유형이다. 세 번째, 아동 혼자 강제퇴거 당하는 경우로 드물지만 존재한다.
부모가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외국인으로 국내에서 자녀를 출생하고 합법적 체류를 한다할지라도 그것이 만료된다면 대한민국은 속인주의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출생이라고 할지라도 체류자격을 얻지 못한다. 이로 인해 미등록 이주아동 혼자 강제퇴거 당하는 경우다. 참고로 이와 반대로 속지주의를 택한 미국과 같은 나라는 부모의 국적에 상관없이 태어난 곳에 따라서 국적을 부여받기에 부모가 불법체류자라고 할지라도 미국에서만 태어난다면 미국국적을 갖게 된다. 첫번째, 두 번째, 세번째 사례와 같이 이처럼 강제퇴거는 아동이 입게 될 부담과 불이익이 매우 크다. 가족의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종교와 문화 차이에서도 큰 영향을 준다. 대표적 예로 국내에서 기독교 세례를 받은 미등록 아동이 이란 국적의 아버지를 따라 강제 퇴거를 당할 경우, 본국에서 종교 박해를 당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다면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보호할 필요가 있다.

강제퇴거에 대한 사례로 『있지만 없는 아이들』에서 볼 수 있다. 2012년 몽골 학생 민우가 추방당하는 사건이다. 자사고에 다니는 민우가 같은 몽골친구가 본국으로 돌아감을 기념하는 송별회에서 한국 청소년들과 시비가 붙었다. 물론 민우는 말리기만 하고 싸우진 않았지만, 경찰에서 조사를 받다가 비자가 없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경찰에 10월 1일에 잡힌 후 10월 5일 바로 강제 출국을 집행받게 된다. 하지만 이 사례에 경우 아주 드문 경우로 민우 담임선생님의 노력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의원들의 도움으로 정부의 입국 허가를 받아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재학 중인 미등록 이주아동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아동과 부모를 추방하지 않고 교육권을 보장한다는 방침이 만들어졌다. 그전에 정부는 중학교 졸업 전까지 추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사실 많이 추방했으며 고등학생은 물론 비자가 없으면 쉽게 추방당했음을 언급하고 있다.
난민신청
미등록 이주민, 미등록 이주아동이 된 경우 비자와 체류권을 얻기 위해 난민신청을 하는 사례가 있다. 아래 표는 1994년부터 작년 2022년 11월까지의 난민 신청과 그 결과를 보여준다.

난민신청 심사결과

(단위 : 건)
구분 심사완료 난민인정(보호) 불인정
소 계 인 정 인도적체류 인정률 보호율
총계 46,023 3,785 1,306 2,479 2.8% 8.2% 42,238
1994~2014년 4,742 1,185 475 710 10.0% 25.0% 3,557
2015년 2,756 303 105 198 3.8% 11.0% 2,453
2016년 5,665 350 98 252 1.7% 6.2% 5,315
2017년 5,873 437 121 316 2.1% 7.4% 5,436
2018년 3,954 651 144 507 3.6% 16.5% 3,303
2019년 5,061 308 79 229 1.6% 6.1% 4,753
2020년 6,239 223 69 154 1.1% 3.6% 6,016
2021년 6,852 124 72 52 1.1% 1.8% 6,728
2022년 1~11월 4,881 204 143 61 2.9% 4.2% 4,677
‘난민신청 심사결과’에 나오는 난민신청 현황은 미등록 이주아동만을 보여주지 않고 총 신청현황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에서 난민 신청과 심사를 통해 인정되는 비율은 매우 낮다. 작년 2022년은 총 4,881명이 난민신청을 했는데, 인정받은 인원은 143명, 인도적 체류는 61명으로 총 204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난민인정을 받지 못한 자들 즉, 불인정 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인 4,677명이다. 난민 인정률은 2.9%로 3%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대한민국 정부의 난민 인정은 매우 관대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임순현 기자가 인용한 유엔난민기구의 국가별 난민 인정률 조사를 볼 필요가 있다. 2010 ~ 2020년 유엔난민기구에서 조사한 세계 각국의 난민 인정률에 따르면 “브라질(67%), 사우디(60.8%), 인도(52.8%), 멕시코(46.7%), 캐나다(46.2%), 인도네시아(42.3%), 터키(31.2%), 영국(28.7%), 미국(25.4%), 독일(24.6%) … 한국(1.3%) 으로 집계된다.” 위에서 살폈듯이 대한민국은 가장 최근도 3%를 넘지 못한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보아도 국내의 난민 인정률은 매우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민족성, 국민의 정서, 사회여론 등이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와 더불어 여기에 미등록 이주아동에 사례를 예상해 본다면 그 수치는 더욱 낮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난민 신청 사유는 다음과 같다.

사유별 난민 신청 현황

(단위 : 건)
구분 총계 종교 정치적 의견 특정사회구성원 인종 국적 기타
총 누계 83,705 18,208 15,475 8,530 4,303 501 36,688
총 비율 21.8% 18.5% 10.2% 5.1% 0.6% 43.8%
당해 연도 10,322 1,774 2,059 428 414 121 5,526
당해연도비율 17% 20% 4% 4% 1% 54%
‘사유별 난민 신청 현황’은 난민 신청 사유 현황의 예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두가지 사례인 종교적 사유와 정치적 의견 사유를 살펴본다.

우선 종교 사유를 예로 보면 『있지만 없는 아이들』의 김민혁을 볼 수 있다. 김민혁은 이란 태생으로 사업하는 아버지를 따라 2010년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국내에 체류하면서 친구를 따라 천주교로 개종을 하게 된다. 2010년에는 비자가 있었지만 2014~2016년에는 비자가 없이 지내게 된다. 2016년에 난민 신청을 했는데, 불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종교적인 부분이 확실하기에 행정소송을 하며 진행하지만 결국 불인정 처분으로 출국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학교 친구들과 주변인들, 교육감, 추기경 등의 도움으로 난민 인정을 받게 된 보기 드문 케이스다.

다음으로 정치적 의견 사유를 예로 보면 『있지만 없는 아이들』에서 카림을 볼 수 있다. 카림 역시 부모를 따라 네살 때 한국에 왔다. 아버지가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국의 정치상황이 좋지 않았다. 독재국가였기 때문이다. 카림의 부모님은 대학생때 정치에 관심이 많아 학생운동을 한 여력이 있다. 이런 배경에서 본국에서 같이 학생운동을 했던 친구가 경찰에 잡혔다는 소식, 외할아버지의 친구가 독재정권의 반대하는 당 대표인데 주변 인사들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받는다. 그래서 본국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진 카림과 부모님은 한국에 남기로 결정하고, 정치적 의견으로 난민신청을 하게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이들에 대한 출신국의 탄압받을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 판단하여 불인정 했다.

해외의 난민 수용 사례에 대해서는 아프간 난민을 볼 수 있다. BBC 기사에 따르면 2021년 아프간을 탈레반이 장악하느이후 수많은 난민들이 형성되었다. 이 기사에서 인용한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150만명이 파키스탄으로, 78만명은 이란으로 피했다. 또 독일에는 18만 명, 터키는 13만명의 아프간 난민이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각국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곳과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란은 현재까지 350만명의 아프간 난민을 수용했다. 파키스탄은 다수의 국경을 폐쇄했고 한 개의 국경만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수천의 아프간인이 국경을 넘었다. 타지키스탄은 10만명의 난민 수용의사를 밝혔고, 영국은 2만명을, 캐나다도 2만명을, 우간다는 2000명 수용을 말하고 있다. 미국은 긴급이주가 필요한 자들을 위해 5억 달러를 승인했으나 입국 허용할 정확한 난민 수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터키는 국경 장벽 건설을 강화했고, 스위스는 대규모 난민을 수용하지 않겠다 밝힌다. 한국의 경우는 “아프간 한국 대사관, 한국 국제협력단 등 과거 한국과 관련된 특별기여자 391명만을 수용했다.”

3이주민,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 증가와 위험사회: 외로운 늑대

울리히 벡(Ulrich Beck)은 그의 저서 『위험사회』를 통해 근대성을 성찰하며 위험사회를 진단한다. 그는 근대 이후 현대사회로 오면서 ‘위험사회’가 나타났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근대 이후 근대성의 보편 원리들 즉 “시민권, 평등, 기능적 차별화, 논증 및 회의주의의 방법과 원리들이 부분적이고 선별적으로만 실현되었기 때문”에 그 모순의 부작용으로서 ‘위험사회의 윤곽’이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근대화를 통해 인권, 시민권, 평등, 기능적 차별화와 같은 가치들이 모두 동등하게 이상적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차등 실현되었기에 실현되지 못한 나머지 부분에서 또 다른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근대화를 통해 개인화되면서 이전 중세의 운명적 계급 신분에서는 해방되었지만, 또 다른 계급적 체계(자본가와 노동자)가 나타났다.는 등등이다. 이러한 부조화의 현상들을 통해 개인들은 사회심리적 불안을 느끼게 되며, 문명이 발전하면서 동시에 사회정치적 갈등관계와 새로운 국제적 문제들이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면 기술 발전은 이뤘지만 이에 따른 전 지구적 위협으로서의 생태계 파괴와 기후 문제가 발생하며, 해킹, 테러, 원전사고, 내전 등등 여러 가지 위험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울리히 벡은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다.”라고 표현한다. 즉 위험이란 누구에겐 해당되고 누구는 해당되지 않는 차별적인 것이 아니라 위험은 어느 누구도 가리지 않으며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평등한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늘어나는 이주민들과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들의 증가로 다문화 사회로 이미 벌써 진입했다. 서론에도 짧게 언급했지만, 배한철 기자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 경험에서 볼 때 1인당 소득 기준이 대략 2-3만달러 수준이 되면 이주민 유입이 커지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이 시기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단계로서 노동 분야에 수요가 급격히 발생하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주자들을 적극 유치한다. 대한민국도 2만달러 시대를 맞아(2008년) 2007년 체류 외국인 수가 처음으로 100만 명으로 늘어났고 이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적고 있다. 이처럼 국가의 1인당 소득 기준이 높아질수록 외국인 이주민의 수도 당연히 늘어난다는 것은 통계학적으로도 나타난다. 이에 대한 수치는 앞서 살펴본 내용처럼 한국 국민소득 3만5천불 시대의 지금은 외국인 체류자가 법무부 통계 200만명(현장 통계 300만명)이 넘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체감은 국내 지방과 시골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고 있다. 남승현외 다수의 기자에 따르면 “전북 순창군 복흥초등학교는 전교생이 51명인데 이중 절반 25명이 다문화 학생이다. 국제결혼으로 형성된 가정에서 태어난 학생이 많아진 것이다. 인근 학교인 팔덕초 또한 전교생 34명 중 17명이 다문화 학생이며, 동계초는 전교생 57명 중 17명, 순창초에는 47명의 다문화 학생이 다니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앞 장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들중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의 삶과 현실은 ‘미등록’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이들의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아픔과 고통과 절망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이들에게 시간이 흘러감에 심리적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며 ‘불안감’을 생산하며 사회에 적대감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를 울리히 벡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는 피해입는 자들과 이를 통해 이윤을 얻는 사람들간의 적대감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고 한다.

이 문구와 같이 한 사회 안에서 미등록 체류자가 받는 차별로 인해 누군가는 이윤을 얻는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사람들을 향한 적대감과 사회적 적대자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럽의 외로운 늑대사례에 대한 염려가 이제는 대한민국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파리 테러 사건(2015), 영국 하원의원이 사망한 외로운 늑대 테러 사건(2021), 도쿄 지하철 테러 사건(1995) 등이 그 사례다. 우리나라도 인구감소로 부족해진 인력을 상대적으로 본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해외 이민자들로 채우겠다고 밝혔지만, 예견된 갈등을 관리할 사전대책과 그동안의 사례들을 케이스별로 모아 사후대책들을 마련해야 하는 등의 실현가능한 조치들이 없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강도 높은 노동으로 기피되는 일자리를 이주민들이 대신하는데, 사회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갈등은 계속 심화, 증폭될 것이다. 그리고 개인과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 증폭되는 ‘위험사회’가 시작될 것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윤봉한 외에 따르면 외로운 늑대가 생성되는 동기는 ‘좌절과 분노 그리고 억울함’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외로운 늑대는 자신이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하며 정치적 억울함과 연결시킨다. 그리고 스스로 확립한 급진화된 의식과 신념이 생성된다. 심지어 결손가정·성적학대·가정폭력 등의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경험함으로 나타나는 폭력성을 지니기도 한다. 더 나아가 심리적으로 동경하거나 동조하는 과격단체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 이와 같은 가능성이 미등록 이주아동들에게 항상 열려져 있다. 왜냐하면 다문화 학생은 국내에서 겪는 차별·괴롭힘·놀림에 노출되고 사회적으로 위축되는 것을 쉽게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업을 중도 포기하기까지 하는 사례로 나타나기도 한다.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많은 이주민들과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은 국내의 부족한 노동력을 충원하고 있다. 하지만 언어 장벽과 신분문제 등으로 겪는 사회적 불의(처우 불만, 차별대우, 부당해고 등)로 인해 불만에 의한 폭력행위의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일반화는 위험하다. 모든 미등록 이주민과 이주아동이 잠재적 범죄자라고 보는 것은 큰 오류를 가지기 때문이다. 김도원(이민정책연구원)·변재욱(성균관대 경제학과)은 한국에서 정말로 외국이주민에 의한 범죄 발생이 심각한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단정 결론 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우려는 늘 이전부터 언론과 국정감사에서 제기되어 왔다. 2018년 여성가족부의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를 통해 보면, 응답자 10명 중 4명이상이 이주민이 증가하면 범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심지어 국내에 외국이주민이 증가한다면 일자리 경쟁보다도 범죄위협을 더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외국이주민이 증가하면 범죄가 증가할 것이라고 여기는 인식이 한국 사회 전반에 깔려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적인 수치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도원·변재욱은 Light and Miller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Light and Miller(2018)는 미등록 이민자(또는 불법체류자; undocumented immigrant)가 강력범죄를 증가시키는지에 관한 실증분석을 수행하였다. 1990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 D.C.를 대상으로 고정효과모형으로 추정한 결과, 미등록 이민자가 강력범죄에 미치는 효과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비록 모든 모형설정에서는 아니지만) 두 변수 사이에 음(-)관계를 확인하였다. 범죄피해자 자료 및 도구변수 추정법을 이용하여 동일한 분석을 실시하였지만 미등록 이민자-강력범죄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

어쩌면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을 통한 범죄의 확대 여론은 큰 오해일지도 모른다. 맞다. 당연히 많은 이들이 범죄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100명 중에 99명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1명이라도 외로운 늑대와 같은 범죄사례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통계수치로는 미미할지 몰라도 그 1명이 일으키는 범죄와 테러에 대한 사회적 부정적 영향은 극대치가 된다. 더욱이 외국인 체류의 증가로 이같은 인식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 이들에게 이렇게 폭력성이 나타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그들이 겪는 ‘사회적 불의와 차별’이다. 이들이 겪는 사회적 억압과 차별, 불의와 억울함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주민,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며 국내 사회에 더욱더 큰 선순환적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실제로 김도원(이민정책연구원)·변재욱(성균관대 경제학과)은 미등록 이주민에게 합법적인 지위를 허용하면 오히려 범죄율이 낮아짐을 확인한 연구결과가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Pinotti(2017)는 이탈리아의 불법체류자에 대한 이민 합법화가 이민자의 범죄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민자들에게 합법적 지위를 허용하는 경우 범죄율이 평균적인 수준(1.1%)에서 약 0.6% point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결과적으로 세계화를 통한 이주민의 증가와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현실에서 국내에 체류하는 미등록 이주민들과 미등록 아동들을 합법적으로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인다면 원활한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고 사회적 적대자로서의 범죄와 테러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건설적이고 직접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4평가

앞서 국내 이민자 현황을 살펴보면 해외에서 국내로 이주하는 수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 가운데 미등록 이주민들의 숫자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현실적으로 자신들의 신분을 노출시킬 수 없기에 미등록 이주민들과 그들의 자녀인 미등록 이주아동들의 수치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지만, 기존의 통계들보다 더 많은 미등록 이주민들과 자녀들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외국인 등록번호가 없고,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삶의 많은 부분에서 엄청난 제약을 받고 고통을 감내하며 산다.

단적인 예로 간력하게 다시한번 미등록아동의 교육권을 살펴보자. 미등록 아동인 경우 보편적인 아동이 누려야 할 교육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학교를 입학하기 위해 거치는 서류 작성과 과정들 속에서 자신의 자녀들이 미등록 신분이 탄로 나 본국으로 강제 퇴거 출국을 당할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에 학교입학조차도 쉽게 접근이 안된다. 이들은 합법적 신분의 부모와 자녀들의 너무나 쉬운 학교입학과는 달리 강제출국이라는 위험 앞에서 어렵고 힘든 고뇌와 결단이 필요하다. 또한 여러 과정과 단계를 무사히 지나 학교를 다닌다고 할지라도 자녀들이 자라면서 학교와 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괴롭힘, 따돌림과 억울함은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정서적, 내적 피해를 입힌다. 이는 많은 미등록 이주아동들이 성인이 되어서 사회를 겉돌고 점차 사회적 적대자로 자아의식이 형성되는 단초가 된다.
이렇게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친 미등록 이주아동아동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강제퇴거를 당한다. 왜냐하면 학업을 마치기 전 까지는 체류 자격이 없어도 사회적 범죄를 일으키지 않는 한 공부하며 체류할 수 있지만, 이는 고등학교까지 18세까지만 보장된다. 그러기에 미등록 청소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비자가 없기 때문에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후 본국으로 돌아가는 청소년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한국사회 안에서 살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이들은 한국사회 안에서 자신들의 신분을 숨기고 생존을 위해 경제활동을 하지만 이때 사회로부터 수많은 불의와 괴롭힘 그리고 차별과 억울함을 깊이 경험하게 된다. 임금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다거나, 말없이 해고당한다거나, 사기를 당해도 나설 수 없다거나,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당한다거나 등등 어떤 경우의 피해자가 되더라도 절대로 나설 수 없는 수많은 차별과 억압과 불의와 억울함을 스스로 혼자 감내하며 살아갈수 뿐이 없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의료권과 사회보장권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의 모습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같은 인간이지만 이들의 삶은 현실적으로 다방면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복합적으로 엮여져 있는 불공정한 사회의 현실 속에서 형성되는 부정적인 역효과 즉 범죄, 테러, 단체 조직, 극단적인 적대 행동들이 사회에 나타나게 된다. 왜냐하면 차별을 받는 이들은 사회적 박탈감을 안고 살아가고 이는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 생성되고 증폭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과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 장에서는 미등록 이주민과 이주아동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해외 사례를 살펴본다.

해외의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 사례: 유럽, 미국, 캐나다

지금으로서는 대한민국의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땅히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 해결방안은 어떻게 찾아나가야 할까? 같은 고민과 한계를 이미 경험한 해외 사례들을 살펴보고 이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 적용 가능한 내용들을 찾아 본다.

먼저 본 장에서는 해외의 미등록 이주아동 기본권 보장에 대해 우선 유럽 국가들의 사례와 이어 미국과 캐나다의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에 대한 체계를 살펴본다.

1유럽

1. 유럽 출생등록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전문의원 김나루(법학박사)에 따르면 유럽에서의 출생등록과 관련하여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보장을 살펴보면, 유럽 국가 24개국 중 무국적 지수를 비교했을 때, 긍정적, 다소 긍정적, 중간, 다소 부정적, 부정적의 항목으로 나뉜다.

유럽국가의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출생등록 지수

  • 긍정적
    포르투갈, 스페인
  • 다소 긍정적
    오스트리아, 체코, 노르웨이, 폴란드, 슬로베니아
  • 중간
    벨기에, 불가리아, 프랑스, 독일, 그리스, 헝가리, 이탈리아, 라트비아, 말타, 네덜란드, 스위스, 우크라이나, 영국
  • 다소 부정적
    키프로스, 몰도바,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 부정적
    없음
김나루에 따르면 위 언급된 24개 국가 중 절반이 출생등록에 관한 모범 사례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이 절반 국가에는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키프로스, 체코,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위스가 해당한다. 이들 국가에서는 미등록이주민이 자녀를 출산하고 아동 출생등록을 할 때에 어떠한 추가 조치 없이 출생증명서가 제공된다.
2. 유럽 의료권
다음으로 유럽의 의료권에 대해서다. 김나루는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대부분은 미등록 이주아동과 미등록 이주민이 동일한 조건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다고 분석한다. 여기에는 대부분 응급의료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응급의료의 경우에는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도 한다. 유럽연합 국가 27개국에서 의료서비스의 관해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해당 국가 아동과 동일한 혜택을 주는 국가는 키프로스, 에스토니아,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루마니아, 스페인, 스웨덴, 포르투갈(16세까지)로 볼 수 있다.
3. 유럽 교육권
다음으로 유럽 국가들의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교육권이다.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아동은 최소 8년 동안의 의무교육을 받는다. 이는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미등록 이주아동도 이에 포함되어 교육권이 보장된다. 이것은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적용하지만 미등록아동들에게는 묵시적인 포함 ‘규정’이기 때문에, 어떤 때는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불이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의 상황과 비슷하게 교육자나 미등록 가정 간의 아동 교육권 인식 부족 때문에 학업 등록이 거부되기도 하며, 미등록 가정이 고발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는 모든 아동(미등록 이주아동과 일반 아동)이 동일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명시적으로 규정하며 차별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국가는 벨기에, 크로아티아, 체코,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루마니아, 스페인, 스웨덴 등 10개 국가에서 미등록 이주아동을 포함한 모든 아동의 교육받을 권리를 ‘명시 규정’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국적에 상관없이 학자금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등록 이주아동이라도 해도 그들의 보편적 교육권을 보장하며 사회적으로 차별을 없애는 모습을 정부가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미국: 보호자 미동반 아동의 망명신청, 불법체류청년 추방 유예(DACA), T 비자, U 비자

미국은 출생시민권 제도(속지주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은 부모의 신분 여부와 관계없이 출생과 동시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다. 그러므로 출생에 따른 미등록아동은 없다. 그러므로 미국의 미등록아동의 경우는 국경지역에 도착한 아동들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타당하다. 미국에서는 이 어린이들을 ‘보호자 미동반 아동’으로 지칭하는데, 미국 국내법에 따르면 이 아동은 1) 미국에 합법적 이민자격이 없고, 18세 미만이며, 2) 미국 내에 부모 혹은 법적인 보호자가 없는 자를 말한다. 미국은 이런 ‘보호자 미동반 아동’인 ‘취약아동들’에게는 ‘특정 보호망’을 제공하고 있다. 이 보호자 미동반 아동들은 국경에서 체포되어 관세국경보호청에 구금되기는 하나, 곧이어 난민 재정착 담당 부서로 이관한다. 이때 멕시코나 캐나다와 같은 인접국에서 온 경우 아동이 본국에서의 박해라든지 위험에 처해있는지를 심사하고 해당이 없으면 절차에 따라 송환한다. 단 추방절차 진행 중에 ‘망명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때 ‘특별 보호조치’가 제공된다. 1년 기간이 주어지며 그 1년 이내 망명신청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미국은 송환위기에 있는 보호자 미동반 아동에게 적용 가능한 이민법상 구제책은 ‘망명’이다.

다음으로 미국의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제도’(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DACA)이다. 이는 16세 이전에 도착한 미등록 이주민을 위해 2012년 ‘대통령령으로 도입한 이민정책’이다. 이것이 영주권 취득 수단이 되진 않지만, ‘추방으로부터 일시적 유예’, ‘취업 자격’, ‘사회보장 번호 신청 자격’을 부여한다. ‘추방유예제도’는 정부의 기소재량의 행사로서 자유재량에 의해 당사자의 추방을 유예하는 결정이다. 물론 2017년 9월 5일, 트럼프 행정부는 DACA제도를 중단 선언하기도 했다. 대통령령으로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친이민정책을 시행하며 적극적인 구제책과 DACA를 재개하려 노력하고 있다(나가는 말 참고). 이와 같은 미국의 DACA제도가 한국의 미등록 이주민 이주아동을 위한 대안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 ‘T 비이민 지위’는 일시적 이민 혜택으로 심각한 정도의 인신매매 피해가 우려되는 가족 구성원에게 미국에 최대 4년 체류 자격을 준다. 이는 이들이 인신매매 조사 혹은 기소 단계에서 수사기관에 협조했을 경우이며, 취업활동과 주거지원, 식품지원과 같은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복지혜택 일부를 지원받는다.
마지막으로 ‘U 비이민 지위’는 특정 범죄로 인해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당한 피해자를 위한 구제 제도다. 수사기관이나 국가 공무원 수사나 기소에 도움이 되는 자를 위해 마련되었다. 적어도 3년 이상 체류를 지속한 신청인은 수사기관에 수사협조를 거부하지 않는 이상 영주권 신청의 자격을 갖는다.

3캐나다: H&C (Humanitarian and Compassionate Considerations)

캐나다도 역시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기에 ‘출생시민권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은 출생과 동시에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한다. 하지만 부모가 미등록 이주민인 경우 강제송환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에 대한 구제정책은 없으며 미등록 이주민들이 접근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오직 H&C (Humanitarian and Compassionate Considerations) 신청이다. 불법적으로 입국한 이들에게 체류 자격이 주어지지는 않지만, 체류 자격을 인정받아야 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예외적으로 일시적 체류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 후 답변까지 2~3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린다. 이는 캐나다 국내에서 신청할 경우 64.9%의 성공률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심사 기준은 신청자가 캐나다에 정착한 정도, 캐나다에 거주하는 가족의 유무, 아동 최상의 이익, 그리고 신청이 거부될 경우 신청자가 처하게 될 상황 등이다. 이 상황이란 신청자가 강제 송환되었을 때 본국에서 겪을 박해라든지, 소명되지 않았을 때 겪을 자신 혹은 부양하는 가족이 겪을 부정적인 상황을 말한다.
이에 대한 사례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미등록 신청인 본인이 강제송환을 명령 받은 후 H&C를 신청하였는데, 그 내용은 자신이 본국으로 강제송환될 경우 캐나다에 남겨질 4명의 캐나다 출생 자녀를 돌볼 수 없다고 생각하여 신청한 것이다. 1심과 2심에서는 H&C신청결과 자녀들에게 문제가 없다는 판결로 거부되었지만, 캐나다 대법원은 이 평가에 있어서 아동 최상의 이익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신청인이 다른 심사관에게 H&C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명령하였다.”

본 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유럽, 미국, 캐나다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들 국가에서는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에 대해 ‘법적 보호’보다 ‘생존권 권리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해 일반 아동과 차별없이 공정하게 접근하는 방향성으로 나간다. 미국의 경우는 속지주의를 따르기 때문에 자국내 출생하는 아동의 경우 시민권을 받는다. 다만 국경선으로 오는 아동 즉 보호자 미동반 아동에 대해서는 망명 신청의 기회를 주고, 미국 내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제도와 T비자, U비자를 통해 체류권이 없는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체류의 기회를 허용함으로 생존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더욱이 캐나다의 경우는 H&C 신청을 통해 64%가 넘는 체류 허가를 보여준다. 이는 앞서 살펴보았던 대한민국의 극소수인 난민 인정률, 그리고 미등록 이주민·이주 아동에 대한 장·단기 정책 부재와는 확연히 다르다. 물론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과 해외 국가의 상황은 다르기에 해외 사례를 곧이 곧대로 다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내의 사각지대에 있는 미등록 이주아동을 구제하기 위해 법적이고 행정적인 적극적 보호와 보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한국 사회 음지에 살고 있는 미등록이주민과 그들의 자녀들을 한국 사회 양지로 끌어올려, 이들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자의식을 갖고 한국사회발전과 성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능동적으로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위에 언급한 사례들 가운데 한국사회에 적용 가능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법률을 발의하고 대통령령이나 국무총리령과 같은 행정적으로 이를 시행하여 대한민국도 절대 피해 갈수 없는 이미 시작된 다문화 다민족 사회를 ‘위험사회’가 아닌 ‘건강사회의 융합’으로 이끌고 가야 한다.

이러한 맥락으로 대한민국이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에 대해 적극 문을 열어야 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

이에 대해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다음 장에서는 미등록 이주아동을 받아들여야 하는 당위성으로서 저출산 문제를 살펴본다.

국내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빗장 열기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는 매년마다 시끄럽다. 그 심각성은 걱정이 될 정도로 크게 다가온다.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출산율은 0.81명이기에 미래에 대해 더욱 심란하다. 이와 같은 저출산 추이는 과거부터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보여진다. 아래 ‘국내 합계출산 추이’를 통해 감소 추의를 볼 수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출산율 현상은 점점 저조해진다. 더욱 눈여겨볼 것은 국내의 저출산 문제가 세계의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도 현저히 낮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국내 합계출산 추이

자료: 통계청 (단위 : 명)
*합계출산율: 가입기간(15~49세) 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OECD 국가별 합계 출산율

2020년 기준 (단위 : 명)
* 미국은 한국의 2배인 1.64명이었고 일본도 1.33명. 대한민국은 0.81명
위 'OECD 국가별 합계 출산율'에서 나타나듯이 2020년 기준으로 보았을 때도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에서도 압도적 꼴찌인 0.84명에 자리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2배인 1.64명이었고 일본도 1.33명이었다. 2021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0.81명으로 지난해들에 비해 더욱더 하락했다. ‘저출산’. 정말 시급한 문제다.

「서울 한복판 초등학교가 문을 닫고, 대학생과 군인이 줄고, 퇴직자의 연금을 대느라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게 다 저출산 때문이다. 출산율 ‘세계 꼴찌’ 한국의 저출산 시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 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하며 0.8명대가 무너졌다. 1년 전보다 0.03명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 이하로 처음 떨어졌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출산율이 1명대 아래다. 2007년, 2012년 꼴찌에서 두 번째를 차지한 것을 빼고는 2004년부터 16년째 출산율 꼴찌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15년까지 출산율이 등락을 거듭하다 2016년부터 7년째 하락세”라며 “2018년(0.98명) 처음 1명대가 무너진 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부담 등이 아이 낳기를 꺼리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혼인 자체가 줄고, 혼인을 늦게 하는 추세도 저출산을 심화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0.59명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도시가 됐다. 이어 부산(0.72명)과 인천(0.75명)도 전국 평균보다 많이 낮았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1.12명)이었다. 세종은 그나마 직업이 안정적인 공무원이 많은 데다 보육 환경도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통계에선 브레이크 없는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 9000명을 기록했다. 1970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다. 출생아 수는 1970년 100만 명에서 절반 수준인 49만 명(2002년)으로 떨어지기까지 30여 년 걸렸다. 이후 10년간 정체하다 2012년(48만 4550명)부터 다시 10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50여년 만에 출생아 수가 4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특히 출산율은 2016년 1.17명에서 지난해 0.78명으로 6년 새 0.39명이 급감했다. 바닥 모를 저출산으로 2022년 24만 9000명이 출생했다. 10년새 반토막이 났다.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는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에 폐교 알림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일각에선 경제가 팍팍해진 게 최근 출산율의 수직 낙하를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5~2016년을 기점으로 경제성장률이 3%대에서 2%대로 내려갔고, 취업자 수 증가 폭도 매년 30만~40만명 수준에서 20만~3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젊은이들이 취업이 힘들고, 돈벌이도 쉽지 않다 보니 결혼을 늦추고 출산을 미뤘다는 것이다. 결혼 자체가 줄고, 결혼을 하더라도 늦게 하는 추세가 저출산을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 2000건으로 1년 전보다 1000건 줄었다.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혼인 건수는 2021년(19만 3000건) 처음으로 2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저출산 기조에 코로나19가 기름을 부었다. 앞서 한국은행은 ‘코로나 시대 이후의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혼인 감소, 임신 유예를 고려했을 때 2022년까지 적어도 2년은 저출산 심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망자 수(37만2800명)가 출생아 수보다 12만 3800명 많아 ‘인구 자연 감소’ 추세가 2020년부터 3년째 이어진 것도 충격적이다. 사망자는 사실상 197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나이는 33.0세로 전년보다 0.3세 높아졌다.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OECD 평균(29.3세)보다 3.7세 높은 수준이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이상을 아우르는 전체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전년 대비 0.2세 올랐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35.7%)은 전년보다 0.7%포인트 늘었다. 아이를 갖더라도 한명에 그치는 추세도 두드러졌다. 첫째 출생만 1년 전보다 5.5% 늘었다. 둘째와 셋째는 각각 16.8%, 20.7% 감소했다. 저출산 기조는 전반적인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생산·소비의 주체인 생산가능인구가 ▶2030년 3381만명 ▶2040년 2852만명 ▶2050년 2419만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출산율 저하 → 인구 감소 → 내수 위축 → 경기 침체 → 출산율 저하’라는 악순환이 예고돼 있다. 특히 당면한 노동·연금·교육 개혁 해결도 어려워졌다.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의 경우 2025년부터 출산율이 반등해 2031년 1명대로 회복하고, 2046~2070년 1.21명대 출산율을 유지하는 ‘낙관론’을 전제로 한다. 저출산이 가속할 경우 부담이 더 늘어난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년 연장과 맞물린 노동 개혁, 대학 입시와 맞물린 교육 개혁도 저출산 문제 해결이 성공의 전제”라고 말했다. 저출산 대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5년 저출산·고령화위원회가 출범한 뒤 2021년까지 16년 동안 저출산 극복에 280조원을 쏟아부은 결과가 ‘서울 합계 출산율 0.59명’이라서다. 정부는 “장래 인구 추계에서 올해 출산율은 0.73명으로 잡았다”며 “0.78보다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혼인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한 뒤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정적인 시나리오에서는 합계출산율이 2025년 0.61명까지 떨어진다. 이성용 한국인구학회장은 “글로벌 사례를 봤을 때 재정을 살포하면 단기 효과라도 있는데 한국에선 그마저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주거·육아·교육·일자리·지방균형발전에 걸친 전방위 대책을 마련해 출산에 대한 젊은 세대의 미래 불안감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엄연한 서울지역인데도, 도봉고등학교가 폐교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은 현실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2023년 1월 21일 YTN 박정현 기자에 따르면 “서울 도봉고등학교는 올해 신입생을 받지 않았으며, 전교생도 60여명만 남아있다. 또한 2018년부터 서울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세 곳이 문을 닫았고, 서울 화양초등학교도 마지막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도 마찬가지다. 2023년 2월 19일 YTN 김평정 기자에 따르면 “가정어린이집(개인이 가정이나 그에 준하는 시설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2018년 말 1만 8천개였지만, 지난해(2022) 말에는 1만 2천개로 4년 사이 35% 감소했다. 닫은 어린이집 5곳 중 4곳이 가정어린이집이다. 가정어린이집은 만 한살 안팎의 영아가 주로 다니는 특성을 가지기에 저출산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가정어린이집을 제외한 일반 어린이집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어린이집 수는 3만 923개다. 2018년 말의 3만 9,171개보다 8,248개(21.1%) 줄었다. 최근 4년간 전국 어린이집 5곳 중 1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어린이집의 총 재원아동 수도 2018년 141만 5,742명에서 109만 5,450명으로 22.6% 줄었다. 심지어 전국 495곳이던 서울 사립유치원(2022년 기준)은 2028년이 되었을 때 201곳으로 60%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017년 35만 7,771명이었으나, 출생아 수는 2021년 26만 562명으로 줄었다. 2021년에는 26만 명으로 27% 감소했고 2022년은 1~11월까지 23만 1,862명이 태어났다.

영아가 유치원으로 초등학교로 중학교로 고등학교로 대학교로 그리고 사회로 이어지니 한국은 이미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시대’에 들어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와 연관되어 교육 국방 등등 파생되는 사회 각 분야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저출산 문제는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원래부터 저출산 국가였나? 아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함인희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저출산 국가가 아니라 고출산 국가였다. 1960년대만 해도 출산율이 6.2명으로 매우 높았다. 물론 이때 당시 출산율이 높았던 것은 당대의 산업구조 변화라는 맥락가운데 이해해야 한다. 전통적 농경사회에서는 자녀들이 곧 노동력이었고 중요한 자산이었기 때문에 아이를 많이 출산하는 것이 큰 복이었다. 하지만 산업사회로 들어서면서 이같은 전통적인 자녀인식이 약화되기 시작한다. 심지어 산업사회로 들어선 후 1980년대에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슬로건으로 국가에서 직접 마을 마을을 찾아 다니며 가족계획(인구정책)을 선전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출산율 감소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사회가 변화하고 산업이 발전하면서 자녀에 대한 효용가치가 감소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산업화를 통한 출산율 하락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모습이라고 함인희는 분석한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은 이러한 상황을 매우 가파르게 겪었다는 점이다. 이는 오늘의 결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함인희는 저출산의 원인을 분석하는 가운데 이 문제의 진짜 원인은 결혼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는 출산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100조 가까이 투입했는데도 해결되지 않은 것은 바로 결혼 문제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2017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결혼 건수가 26만 4,500건으로 전년 대비 1만 7천건이 감소해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준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그 수치는 더 악화되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함인희가 참고한 2017년을 포함하여 최근 2021년 통계를 보면 더 많은 감소가 일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다음과 같다.

총 혼인건수 및 조혼인율

구분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총혼인건수(천건) 302.8 281.6 264.5 257.6 239.2 213.5 192.5
증감건수(천건) -2.7 -21.2 -17.2 -6.8 -18.5 -25.7 -21.0
증감률(%) -0.9 -7.0 -6.1 -2.6 -7.2 -10.7 -9.8
조혼인율(인구 1천명당 건) 5.9 5.5 5.2 5.0 4.7 4.2 3.8
‘총 혼인건수 및 조혼인율’와 같이 대한민국 결혼율은 2017년에는 30만 2800건이었는데 2021년에는 19만 2,500건으로 2017년 대비 –21% 감소했다. 과연 대안은 없을까? 해외의 사례를 보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한 성공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우선 그동안 대표적 저출산 국가였던 프랑스의 경우를 본다면, “프랑스는 정부 주도하에 의료비와 교육비를 지원했고,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등 적극 대책을 펼친다. 이와 더불어 가족형태에 대한 확대(성인 간 동거관계에 법적인 권리를 부여)와 포용을 늘림으로써 저출산 극복을 가능”케 했다.
다음으로 스웨덴의 경우 혼외자녀 범주를 삭제하고 동성커플 입양이든, 싱글맘이든, 부부든, 관계없이 출산을 하면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서 출산율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모델은 본 글의 방향성과 연관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민정책을 통해서 출산율을 유지한 사례이다. 미국 역시 저출산에서 자유롭진 않다. 왜냐하면 백인의 경우 저출산의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이민정책을 통해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서 이민온 유색인종들에게 문을 열어주면서 속지주의에 따라 출산율을 높여 해결한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함인희는 유럽의 사례와 미국의 사례를 국내에서는 바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본 글을 통해 미국의 이민정책 사례가 대한민국 상황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계속 늘어나는 이주민들과 정확한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미등록 이주민·이주아동들은 대한민국에서 과거에도 살아왔고 현재도 살고 있고 내일도 계속 살아갈 것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산업사회의 부족한 인력공백을 채워주는 필수적인 부분을 담당해 주고 있는데 아무리 다각도로 생각해 봐도 그들을 내치고 추방할 이유를 찾고자 해도 전혀 없다. 오히려 이들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 음지에서 양지로 나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줘야 한다. 대한민국은 앞으로 저출산 문제로 더욱 큰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부정적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이때 미국처럼 미등록 이주민들일지라도 자녀들 출산을 장려하여 한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에게는 미국처럼 출생 즉시, 당장 국적까지는 어렵다 할지라도 ‘합법적인 체류권’을 허가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다민족, 다인종, 다문화 시대를 맞아 서로 하나 되어 사회융합, 사회통합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들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자)들과 그들의 자녀들은 분명히 ‘강도만난 이웃’
아무리 스스로 노력해도 그들만의 능력으로는 절대 절망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이 ‘선택이 아닌 절대 필수인 사람들
이들 강도 만난 이웃은 과거에도 존재했고 현재도 존재하며 내일도 존재할 것
문제는 ‘강도 만난 이웃’이 아니다.
어느 시대와 사회이든 ‘누가 이들의 이웃이 되어주었는가?’의 물음에 대한 대답.
미등록 이주민들은 부모로서 자녀들에게까지 이를 ‘대물림해야만 하는 운명의 굴레’에 대해 한을 품고 살아간다.
우리가 ‘행동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이들이 품은 한의 굴레를 벗겨줘야 한다.
‘차별의 빗장’을 열어줘야 한다.
한 하늘 아래 하나님의 자녀로 함께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
이러한 세상을 꿈꾸고, 그 꿈을 함께 모아 현실로 만들며,
이들도 하나님의 공의를 함께 체험하고 나눌 수 있는 그 현장에 우리들의 작은 기도와 땀을 모아 나가야 한다.
특히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미등록아동들’은 자기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순전히 부모들로 인해 미등록아동이 되었고
이로인한 차별과 억울한 운명에 처한 강도만난 이웃들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하면서 이들을 향해
선한사마리아인이 된다는 것은 분명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이다.

이와 같은 작은 몸짓으로
이제 미등록아동지원센터를 시작하려고 한다.
우리가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그리고 함께 모인 자리에서
강도 만난 자들인 미등록 이주민들과 그들의 자녀들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웃이 되고자 한다.
함께 자문위원으로, 이사로 참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와 공의를 주목하고 꿈 꾸며
하나되어 사용되어지기를 기도한다.
2020.2.28.
미등록아동지원센터 대표 은희곤